에너지 섭취 끊기면 근육 감소…
체력저하ㆍ골다공증등 부작용 우려
체중 감량을 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'다이어트'다. 이 단어는 식이조절이란 뜻이다. 이런 때문인지 체중 감량은 식이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.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'안 먹는 것'일까.
대한비만체형학회의 윤장봉 공보이사(트리니티 클리닉 공동원장)는 "
비만클리닉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대개 한두 번의 다이어트나 단식을 했던 사람들"이라며 "이들은 이구동성으로 '단식해서 1주일만에 5㎏정도 뺐지만 관리를 잘 못해서 10일 만에 체중이 되돌아왔다'고 한다"고 말했다. 실제 지속적인 효과를 본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.
윤 이사는 단식과 체중감량을 설명하는 데 '영덕게'를 예로 든다.
"길을 지나다 보면 '영덕게 3마리 1만원' 하고 써 붙인 길거리 포장마차를 볼 때가 있다. 수조를 보면 진짜 살아 있는 활게를 잡아서 삶아준다. 매년 경북 강구항에서 열리는 '영덕게 축제'를 다녀왔던 사람들은 작은 다리에도 속살이 꽉 찼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가위를 들고 다리를 자른다. 그러나 딱딱한 껍질 속에 게살은 어디 가고, 가느다란 실 몇 가닥 정도의 게살만 나올 것이다. 그러면 할머니들은 보통 이렇게 말씀하신다. '아이고 고것들이 제살 파먹고 살았나보다.'"
분명히 살아 움직이는 게를 확인하고 사 왔는데 왜 이럴까. 서울까지 운송됐다 수산시장에서 팔리고 남은 함량 미달인 게들이 떨이로 길거리까지 나오는 동안 며칠씩 원치 않은 '단식'을 한 것이다.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어딘가에서 에너지를 끌어와야 되는데, 먹은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자기 몸속의 지방과 근육을 에너지로 사용해야 되는 것이다.
게 다리 살이란 결국 게 다리를 움직이는 근육인데 먹는 양이 줄어든 게들은 자기의 근육을 분해해서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. 따라서 근육량이 줄어들게 되고, 맛있는 게살은 맛보지 못하는 것이다. 결국 '제 살 파먹고 살아 남은 것'이다.
사람의 단식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게 윤 이사의 설명이다. 단식을 했을 때 우리 몸 속의 남은 지방만 쓴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실제로는 지방 뿐만 아니라 몸 속의 근육도 에너지로 쓰게 되는 것이 문제다. 몸 속 근육은 자동차로 따지면 엔진인데 단식을 통해 2500cc 중형 자동차 엔진이 900cc 경차로 바뀌게 됩니다. 엔진이 작아졌으니 기름을 덜 소모합니다. 즉 지방을 소모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 더 작아져 단식을 반복하면 할수록 요요사이클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."
단식은 이 밖에도 필수 영양소와 비타민 부족으로 인한 체력저하와 골다공증 등 각종 신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. 의사들은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없이 굶어서 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한다.